싼 옷을 여러 벌 사지 말고 비싼 옷을 사서 오래 입어라

‘싼 옷을 여러 벌 사지 말고 비싼 옷을 사서 오래 입어라’라는 말이 있습니다.

누가 했는진 모르겠지만 적어도 가난해본 적이 없는 사람이 한 말이라는 건 알겠습니다.

저는 어렸을때부터 신발은 1켤레만 사서 신었습니다.

신다가 밑창이 닳아서 떨어지면 다른 걸 사서 신고 그렇게 자라왔습니다.

여러 켤레를 돌아가면서 신는다는 건 아예 생각도 못 한 일이어서 친구네집에 갔을때 신발이 수십켤레 있는 걸 보고 이렇게 사는 삶도 있구나 그때 알았습니다.

신발 밑창이 닳아서 구멍이 나면 비오는 날 양말이 뒷꿈치부터 젖기 시작합니다.

그러면 걸어다닐때 까치발을 하고 걷고 물 웅덩이는 최대한 피해가면서 걸었습니다.

집에 오면 신발이 마르도록 안에 신문지를 넣기도 했었는데 안에 신문지의 잉크가 찍힌 적도 있어서 그 뒤에는 뭐 그냥 말리거나 가끔 드라이기를 쓰거나 그랬었습니다.

신발이 1켤레밖에 없었는데 옷은 어땠을까요?

당연히 그리 많지도 않았습니다.

티셔츠 한 벌에 2만원 하는 것도 여름이 되면 2~3벌정도 사서 그걸로 입고다녔고 흰 옷은 겨드랑이 부분이 누렇게 변하기 때문에 잘 사지 않았습니다.

싼 옷을 2~3벌 사서 한 여름을 나고 내년에 또 입고 내후년에 또 입고 그러다가 목이 너무 늘어나거나 색이 심하게 변했거나 하면 버렸습니다.

그런데 싼 옷을 여러 벌 사지 말고 비싼 옷을 사서 오래 입으라고 하면 올 여름 옷은 비싼 옷 하나로만 버티라는 걸까요?

싼 옷

저도 나이가 들어서 내 스스로 돈을 벌기 시작하면서 비싼 옷을 좀 사서 입어봤었습니다.

비싼 하얀색 와이셔츠를 샀지만 색이 누래질까봐 결혼식에만 입게 되었고 명품이라는 수십만원짜리 티셔츠도 샀는데 계속 그것만 입으니까 늘어나고 질이 점점 떨어지는 걸 느꼈습니다.

아무리 비싼 티셔츠라도 계속 입으면 결국은 오래 못 입더군요.

신발도 와이프가 생일이라고 수십만원정도 하는 이름 모를 제품을 2번이나 사줘서 신어봤었습니다.

골든 구스인가 그거는 신고다니면 양말이 자꾸 벗겨졌고 발이 편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래도 비싼 신발이니 주구장창 그것만 신고다녔는데 딱히 좋은 건 못 느꼈습니다.

발리라는 신발은 계속 신고다녔더니 밑창이 닳아서 지금은 아예 신지도 못 하고 있습니다.

신발을 수리하는 곳에 택배로 보내서 수리하고 신으라는데 딱히 편한 것도 모르겠고 어디에 보내야할지도 모르겠고 귀찮아서 그냥 신발장에 놔두고 있는 중입니다.

저는 여름이 되면 티셔츠를 대충 3~4벌정도 삽니다.

작년에 입었던 것들도 있고 재작년에 입었던 것들도 있어서 1년 안 산다고 딱히 큰 문제는 없습니다.

여름에 티셔츠를 1~2벌 사서 그걸로 버티다가 어떤 해엔 대충 5~6벌정도 샀는데 그때 옷이 확 늘어서 여유가 생기니 옷이 망가지는 일도 줄었고 입을 옷도 많아져서 편했습니다.

대충 3~4만원짜리 티셔츠 6벌이면 뭐 15~20만원정도 하는 금액이죠.

그때 널널하게 옷을 산 덕분에 그 다음해에는 3~4벌만 사도 되고 계속 번갈아가며 옷을 입으니 쉽게 늘어나지도 않고 만족스러운 생활을 하게 되었습니다.

20만원으로 여름을 수월하게 날 수 있게 된 겁니다.

근데 만약에 그 20만원으로 제가 비싼 티셔츠 하나를 샀다면 어떻게 됐을까요?

이미 그 티셔츠는 늘어나서 못 입게 됐을지도 모릅니다.

명품 티셔츠가 내구도 강철은 아니니까요.

너무 티셔츠에 치중해서 말한다고 할 수 있는데 그러면 코트나 점퍼로 가볼까요?

저는 살면서 코트를 그리 많이 입어본 적은 없고 회사에 다닐때 잠깐 입다가 지금은 계속 점퍼만 입고 다니는 중입니다.

겨울에 비싼 점퍼 하나 사서 한 3년정도 입는 편이며 아직도 10년전에 샀던 오리털 잠바를 겨울에는 입고 다닙니다.

그 잠바랑 한 3년전에 산 잠바랑 나머지 또 다른 점퍼 하나랑 번갈아가며 겨울을 보내고 있습니다.

거의 한 3년동안은 겨울 옷을 사지 않고 버틴 것 같은데 누군가 제게 비싼 옷을 사서 오래 입으라고 한다면 뭐라고 대답을 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습니다.

싼 옷을 10년 입는 사람인데 비싼 옷은 그러면 한 50년정도는 입어야 하는 건지…?

싼 옷을 여러 벌 사지 말고 비싼 옷을 사서 오래 입으라는 말은 이미 집에 옷이 충분하게 있는 상태에서나 생각할 수 있는 말입니다.

집에 옷이 얼마 없는데 비싼 옷을 사면 당연히 그 비싼 옷만 주구장창 입어야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비싼 옷을 딱 한 벌 살바에야 그 돈으로 싼 옷을 10벌을 산다면 그걸로 훨씬 더 쾌적한 생활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아닌가요?

요즘 싼 옷이 1년 입는다고 내년에 절대로 못 입게 되는 제품도 아니고 여러 커뮤니티에서 질 좋은 제품 중에 가성비 괜찮으니 사라고 핫딜에 올라오는 거 사면 충분히 오래 입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비싼 옷 한 벌 사서 내내 그것만 입고다니면 대한민국에서는 그 제품 이름으로 놀림을 당합니다.

내 별명이 뜬금없이 김프라다가 될 수도 있죠.

예전에 누군가 사과를 맛있게 먹는 방법이라고 하면서 사과상자에 있는 사과를 맛있게 먹으려면 제일 신선한 사과부터 먼저 먹으라고 한 말이 있습니다.

그렇게 매일매일 제일 신선한 걸 골라서 먹으면 언제나 신선한 사과만 먹게 된다는 소리를 꽤 유명한 사람이 했던 것 같은데 그것도 잘 사는 놈이 씨부런 말이 틀림없습니다.

그 옛날에 사과를 박스로 쌓아두고 먹었던 것부터가 잘 살았다는 증거고 못 사는 집은 오래 놔두면 사과에 벌레생기니까 제일 썩은 것부터 썩은 부위만 도려내고 나눠먹었습니다.

그래야 최대한 썩어서 버리는 것 없이 하나라도 더 먹을 수 있었으니까요.

뭔가 지 입장에서 최고의 답을 찾아낸 것처럼 떠들어대는 사람들이 있는데 생각은 오래하면 오래할수록 좋고 말은 최대한 오래 생각해서 내뱉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자기가 이 세상 정답을 다 알고있다고 착각하지 말고 그냥 아가리 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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