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페이지 앱에 묵향 38권 1화가 올라왔다는 알람이 떴었습니다.
2024년 8월 12일에 올라온 알람이었고 가보니 실제로 1~2화가 같이 올라와 있었습니다.
소장권은 31장, 대여권은 41장이나 남아있는 상태인데 저는 1화도 안 보고 있는 중입니다.
왜냐면 딱히 재미가 없어졌기 때문입니다.
지난 37권의 마지막인 26화가 올라온 날짜는 2022년 11월 17일이었습니다.
그때 어떻게 끝났는지 기억도 가물가물해서 딱히 보고싶은 마음도 없었습니다.
거의 2년 가까이 지난 지금에서야 겨우 38권이 올라왔는데 댓글 상태를 보아하니 38권에도 딱히 전개가 빨라지진 않은 것 같습니다.
마치 평생 우려먹을 것처럼 이야기를 질질 끌고간다고 해야할까요?
36권의 마지막인 26화는 2021년 6월 9일에 올라왔는데 1년에 한 편씩 업데이트 되다가 이번에는 2년 가까이 걸렸습니다.
근데 36권이나 38권이나 이야기가 크게 달라진 건 없습니다.
주인공인 묵향은 아직도 정신 못 차리고 있고 자기가 누군지도 아직까지 알아내지 못했습니다.
라이의 대모험인지 묵향인지 뭔지도 모르겠고 예전에 보여줬던 시원시원한 맛은 잃은지 오래입니다.
지금은 아무리 읽어도 이게 무슨 내용인지 전혀 모르겠더군요.
너무 이야기를 질질 끌고 그렇게 수년이 지나버리니까 책을 처음부터 다시 읽어야하는 불상사가 발생해버리는 겁니다.
근데 책을 처음부터 다시 읽어도 이야기는 계속 뺑뺑 돌고 제자리걸음만 하고있으니 읽다가 중간에 그냥 덮어버린 적이 많습니다.
그렇게 계속 대여권이나 소장권만 하나씩 날리다보니 내가 이걸 왜 읽고 있어야하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37권까지 읽었는데도 여기 나오는 사람들 절반 이상은 잘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니까 이거는 그냥 걸러야겠다 싶더군요.
그래서 묵향 38권 나온지가 벌써 꽤 지났는데 아직 1화도 제대로 안 읽고 있는 중입니다.
그냥 1일 기다무 대여권으로 들어갔다가 초반에 한두장인가 넘기고는 그냥 바로 댓글창으로 가서 민심 안 좋은 것만 확인하고 나왔습니다.
설마 2년만에 나왔는데 아직도 이야기를 질질 끌고있을까 싶어서 댓글 최신순이랑 좋아요순으로 확인해보니 역시나 대부분 악플이 많았습니다.
이거는 그냥 백두산에서 끝냈어야 하는 작품인데 억지로 끌고왔구나라는 생각만 들고 어린시절부터 읽어왔던 책에 대한 존중도 사라진지 오래입니다.
1990년대에 연재가 시작된 1세대 무협판타지 소설이 아직까지 연재되는 것도 놀랍지만 이렇게 이야기를 질질 끌고 있는 것도 더 놀라울 따름입니다.
사실 백두산에서 묵향이 죽지 않고 다시 판타지세계로 넘어간 걸 보면서 작가가 생사경에 대해 꼭 알려주고 싶은 부분이 있나보다라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별 쓸데없는 내용으로 한 화를 날려먹고 한 권을 날려먹어도 뭔가 이유가 있겠거니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알겠더군요.
이건 뭔가 중요한 부분이라서 끌고가는 게 아니라 회차늘리기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말입니다.
아무 쓸모도 없는 대화내용을 길게 늘여놓고 주인공이 빠르게 각성을 해서 이야기가 쭉쭉 진행되어야함에도 주인공은 쳐박아두고 다른 인물들만 계속 다루는 걸 보면서 연금처럼 계속 독자들을 빼먹으려는 것이라는 생각만 들었습니다.
독자들의 호기심을 계속 이용해먹으려는 전략이 아니라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전개라서 이제는 그냥 읽는 것 자체를 포기하게 된 것 같습니다.
딱히 궁금하지 않다고 해야하나?
기대감도 없고 궁금하지도 않고 읽어도 무슨 내용인지 전혀 모르겠고 그냥 백두산에서 묵향은 끝이 났다고 생각하면서 다른 소설이나 읽으러 가야겠습니다.
묵향은 돈도 없고 가난했던 어린 시절 제 상상력을 키워주며 백원짜리 푼 돈으로 책방에서 책을 빌려서 하루종일 행복할 수 있었던 그 시절 작품 중 하나였습니다.
그 당시 드래곤라자와 퇴마록을 비롯하여 묵향, 가즈나이트, 카르세아린, 데로드 앤 데블랑 등등 재미있다는 소설이 있으면 책마을, 책이랑 같은 책대여점에 가서 1~2권씩 빌려보곤 했었습니다.
소설책은 대여기간이 일주일이었지만 대부분 하루나 이틀이면 다 읽고 궁금함에 바로 뛰어가서 그 다음권을 빌리곤 했었는데 그냥 일주일이란 기간동안 3~4번 더 반복해서 읽었으면 어땠을까란 생각을 해봅니다.
아무튼 어린 시절 참 재미있게 읽었던 소설인데 아직까지 결론이 나지 않는 거야 뭐 그렇다고 치지만 이야기가 계속 제자리걸음만 하고 있으니 그 실망감이 너무 큰 것 같습니다.
그냥 별로면 안 읽으면 그만인데 계속 뭐라고 주저리주저리 떠들게 되는군요.
독자들은 라이가 묵향이라는 걸 예전부터 아주 예전부터 알고있는데도 라이 혼자만 아직까지도 각성을 못 하고 있으니 더 답답하게 느끼는 게 아닐까요?
이 정도면 그냥 지금까지 나온 내용을 토대로 AI에게 마지막 내용까지 좀 써달라고 해놓고 대충 끝내는 게 더 낫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지금 같은 마음이면 묵향 38권 끝나고 묵향 39권이 나오더라도 읽지 않을 것 같은데 또 모르죠.
39권을 본 사람들이 작가 드디어 일한다 스토리가 돌아왔다 호평을 하면 못 봤던 38권부터 천천히 다시 보게될 수도 있겠지만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 같아서 더 씁쓸합니다.
비록 안 좋은 소리만 많이 적어놨지만 작가님 힘내시고 완결까지 잘 마무리 해주셨으면 합니다.
어떤 작품이건 마무리를 낸 작가와 마무리를 내지 않고 그냥 끝내버린 작가의 차이는 크다고 생각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