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 있을때 재밋섬 근처에 바로 사무실이 있어서 점심을 먹으러 우진해장국에 자주 갔었습니다.
그때도 우진해장국 점심시간대에는 사람이 꽤 많은 편이었지만 고사리육개장이 금방금방 나오는 편이라 사람도 바로 빠지고 많이 기다리는 일은 없었습니다.
점심시간만 피해서 가면 바로 앉아서 먹을 수 있었죠.
그때 고사리육개장으로 해장 참 많이 했었는데 고사리육개장에 밥을 말아서 그 위에 오징어젓갈을 딱 올려먹으면 한끼 든든하고 맛있게 먹을 수 있었습니다.
제가 우진해장국을 자주 다녔던 때가 대충 2014년쯤 이었던 것 같은데 그때는 고사리육개장이라는 이름이 아니었고 제주육개장이라는 메뉴였습니다.
가격도 7천원이었는데 지금은 1만원으로 올랐더군요.
그때까지만 해도 우진해장국은 지금처럼 웨이팅이 엄청나게 심한 식당은 아니었는데 어느날 갑자기 수요미식회에서 출연자들이 고사리해장국을 엄청 극찬하면서부터 관광객들이 몰리기 시작했습니다.
수요미식회 제주도 특집편
수요미식회 제주도특집에서 소개가 되었고 그때가 2015년 6월 17일이라고 하니 지금으로부터 10년도 더 지난 일입니다.
당시 게스트들은 고사리해장국의 비주얼에 반감을 가졌지만 한 입 먹어보고 나서는 생각이 바뀌었다고 했고 초딩 입맛인 전현무도 중독성이 있다고 극찬을 했었습니다.
제주도에서 술 한 잔 하고나서 꼭 들러야한다며 해장에 이만한 음식이 없다고 했었는데 그건 저도 공감하고 있습니다.
술을 너무 많이 마신 다음날에는 뭘 먹어도 다 남기는데 유일하게 여기서는 한그릇 싹 비우고 나왔었습니다.
도민들이 많이 찾는 맛집이었는데 어느날 수요미식회에서 우진해장국을 다들 강력 추천한다고 해버리니 그 이후부터 관광객들이 미친듯이 몰리는 집으로 바뀌었고 이 때문에 단골이었던 도민들은 단골 식당을 하루 아침에 잃게 된 사건이었습니다.
고사리육개장은 딱히 특별한 맛은 아닙니다.
그냥 밥 말아서 먹기 너무 좋고 부드럽게 술술 잘 넘어가는 맛인데 미친듯이 웨이팅까지 해가며 먹는 맛이라고 하기엔 좀 애매하다고 봅니다.
대신 부모님들 데려가면 다들 좋아하는 맛이라서 전에 제주에 부모님이나 지인들 놀러왔을땐 여기에 꼭 데려가서 식사를 하곤 했었습니다.
화려하고 특별한 음식들도 많지만 한끼 호로록 잘 먹을 수 있는 요런 메뉴들도 한 번씩 드시고 가는 것도 괜찮은 것 같습니다.
고사리육개장 맛집
사실 고사리육개장을 처음 먹었던 곳은 우진해장국이 아니라 코코분식이라는 식당이었습니다.
음식이 엄청 저렴하다고 해서 방문했었고 2014년에 방문했을때 코코분식은 칼국수나 육개장 등등 모든 메뉴의 가격이 3,500원이었습니다.
와이프랑 같이 점심에 방문해서 육개장이랑 칼국수를 하나씩 주문했는데 내가 알고있는 육개장이 아니라 뭔가 걸쭉한 육개장이 나와서 독특하다 생각했었습니다.
그리고 나중에서야 그게 제주도식 고사리육개장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고 이후 우진해장국에서도 그걸 판다고 해서 방문하게 된 거였습니다.
제주에서 고사리육개장은 우진해장국이랑 코코분식에서만 먹어봤고 다른 곳에서는 못 먹어봤는데 찾아보면 맛있게 하는 집들이 아마 더 많이 있지 않을까 싶긴 합니다.
요즘 찾아보니 김재훈 고사리육개장이라는 집이 엄청 많이 나오던데 제가 제주에 살땐 몰랐던 집이라 나중에 제주도에 갈 일이 생기면 한 번 먹어볼까 생각 중입니다.
오늘은 우진해장국 고사리육개장에 대한 이야기를 해봤는데 다음 포스팅은 고사리육개장과 약간 느낌이 비슷한 몸국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와이프는 고사리해장국보다 몸국을 더 좋아하는 편인데 다음 포스팅에는 저희가 자주 가는 몸국 맛집도 소개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