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반이나 살아남은 제주시청 스몰비어 전문점

제주시청 술집골목에는 스몰비어 전문점이 여러개 운영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말자싸롱, 봉구비어, 오춘자비어, 순정감자, 영웅싸롱까지 제가 기억하고 있는 것만 5곳이었고 생맥주는 항상 마지막차에 들러서 마시고 가곤 했습니다.

1~2차까지 술을 마시고 마무리로 제주시청 스몰비어 전문점에 방문해서 맥주를 마신 후 택시를 타고 집으로 올라가는 게 거의 코스였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소주로 시작을 했더라도 항상 마무리는 맥주로 끝내는 게 제 음주 패턴이었는데 스몰비어가 생기기 전에는 따로 생맥주를 마실 수 있는 곳이 애매해서 바에 들어가거나 아니면 편의점 앞에 있는 테이블에서 마시곤 했었습니다.

그러다가 스몰비어가 여기저기 생기니 그때부터는 생맥주에 감자튀김 같은 간단한 안주를 시켜놓고 맥주 3~4잔씩 먹고 마무리를 하는 패턴으로 음주를 이어갔던 게 기억납니다.

그 덕분에 살도 많이 쪘고 다음날 엄청 힘들었던 기억이 나지만 그만큼 재밌게 술자리를 이어갈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검색해보니 지금까지 운영되는 곳은 봉구비어순정감자 2곳으로 나오던데 지금은 사라진 그 시절의 이야기를 한 번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1. 말자싸롱

청담동 말자싸롱은 지금은 노형동에 있는 것으로 나오는데 제주시청에 있던 술집이 노형동으로 옮긴 것인지 아니면 새로 오픈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당시 시청에 생겼을땐 아이스크림맥주라는 메뉴가 간판에 써있었습니다.

셀프바에는 건빵이랑 과자를 덜어먹을 수 있게 되어있고 각종 소스가 굉장히 많았었습니다.

오징어입도 안주로 있었고 스위트 통치즈스틱에 슬라이스 감자칩, 생감자튀김 등등의 메뉴가 있었습니다.

손가락 비닐장갑을 챙겨줬었고 자몽크림생맥주나 레몬크림생맥주 같은 메뉴도 있었습니다.

스위트 통치즈스틱은 양끝에 고구마가 있는 치즈스틱이었는데 치즈가 많이 늘어나는 꽤 괜찮은 안주였습니다.

2. 봉구비어

봉구비어는 감자튀김과 생감자칩, 통치즈스틱, 쥐포, 황도, 알소세지 등등의 메뉴가 있었는데 메뉴가 단촐한 편이어서 고만할 필요없이 2~3개정도만 골라서 먹고 나오곤 했습니다.

감자튀김은 항상 선택해서 먹었고 그 외에 치즈스틱이나, 알소세지 등을 추가로 주문했습니다.

봉구비어는 감자튀김을 종이에 말아서 가져다주셨는데 테이블에 뚫린 구멍에 종이를 꽂아서 먹었던 게 기억납니다.

3. 순정감자

순정감자는 골목 안쪽에 있는 스몰비어집이었고 야외에도 테이블이 몇개 놓여져있던 술집이었습니다.

역시나 감자튀김이 메인이고 그 외에 쌩과일볼이라는 게 있어서 그걸 시켜봤는데 한입 크기로 먹기 좋게 과일들이 여러가지 나와서 입가심하기 좋은 메뉴였습니다.

각 테이블마다 스마트폰 충전기가 붙어있고 기본 셀프바에는 프레즐, 건빵, 피클, 할라피뇨에 각종 소스들이 있었는데 자몽쌩맥주는 순정감자가 가장 괜찮았던 걸로 기억합니다.

4. 영웅싸롱

마블이나 DC의 각종 영웅 캐릭터들로 실내를 꾸며놨던 영웅싸롱은 치킨이나 피자같은 메뉴들이 있어서 1차로 오기에도 괜찮은 술집이었습니다.

다른 곳들은 2~3차로 간단히 먹고가기 괜찮은 곳이었다면 영웅싸롱은 와서 이것저것 시켜먹기 좋은 구성이었고 실제로 손님들도 꽤 많았던 걸로 기억합니다.

레몬생맥주가 괜찮았던 곳으로 기억하며 문어허벅지구이가 말랑말랑하니 술안주로 좋았습니다.

창가쪽에서 술을 마시고 있었더니 춥지 않냐며 핫팩도 챙겨주셨는데 서비스가 괜찮았던 술집인 것 같습니다.

제가 방문했던 곳은 딱 요렇게 4군데였고 오춘자비어는 갔다오긴 했는데 너무 취해서 들어간거라 어땠는지 기록도 없고 기억도 없습니다.

그러고보니 제주시청에 해리스펍이라고 외국인들도 많이 오고 술마시기 좋은 수제버거집도 있었는데 거기도 맥주 마시기 참 좋았던 걸로 기억합니다.

진짜 제주시청에 술 마시고 다니느라 뿌린 돈도 꽤 많았었는데 그걸 다 아꼈다면 지금쯤 차 한대쯤은 바꿀 수 있지 않았을까 싶네요ㅎ

그래도 맛있게 먹고 재밌고 놀아서 후회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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