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없어진 횟집 청해일, 처음 방문시 놀란 이유

제주시 아라동에 청해일 이라는 횟집이 있었습니다.

원래부터 아라동에 있었던 것은 아니며 그 전에는 이도동에서 장사를 했었습니다.

제주동부경찰서와 제주동여자중학교 사이의 길목에 있던 식당이었고 저는 2013년도에 처음 방문했었습니다.

당시 하는 형님이 제주에 계셔서 단체로 횟집을 갈 일이 있었는데 엄청 푸짐하게 나오는 곳이라며 청해일 이라는 곳을 미리 예약해주셨었습니다.

당시에는 1인 2만5천원으로 코스요리가 나오는 횟집이었으며 그땐 소주도 3,500원을 받던 시절이었습니다.

코스요리를 주문하면 기본적으로 잡채에 샐러드에 과메기에 오징어숙회에 딱새우에 이것저것 반찬들이 나왔고 꼬막, 해파리냉채, 돈까스, 계란찜, 연두부, 파전, 조개탕소면 등등 1차로 상이 쫙 깔렸습니다.

그리고 다음 2차로는 개불, 굴, 장어, 멍게, 새우, 주꾸미, 소라 이런 해산물이 올라오고 2차가 끝나면 3차에는 참치나 연어, 새우같은 횟감이 올라왔습니다.

이후 4차에는 전복과 뿔소라 등의 해물이 한접시 올라오고 그 이후에는 드디어 회가 나오는 시스템이었습니다.

회 한접시가 나오려면 5차까지 기다려야하는 엄청난 집이었죠.

물론, 회가 나왔다고 해서 끝이 아닙니다.

회를 먹으면 마지막으로 푸짐한 알밥과 죽이 나오고 튀김요리와 꽁치구이 등등이 나오면서 코스가 마무리되는 곳이었습니다.

이도동에 있을때 한 번 가보고 너무 마음에 들어서 그 이후로 제주에 놀러오는 가족들이나 친구들은 여기를 한번씩 다 데려갔던 걸로 기억합니다.

노형동에 있는 우리집횟집도 이것저것 코스로 많이 나와서 좋아했었는데 여기는 그보다 더 많이 나오는 것 같아서 나중엔 청해일을 더 많이 갔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좋아했던 집인데 지금은 우리집횟집도 청해일도 모두 없어진 모양입니다.

코로나 이후로 없어진 것인지 아니면 그 전에 없어진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맛있게 잘 먹었던 집들이라 참 아쉽습니다.

육지에 살때는 이렇게 코스로 먹을 것들이 많이 나오는 횟집을 가 본 적이 없어서 청해일 처음 갔을땐 너무 신기했었습니다.

횟집에 가면 그동안은 모듬회 하나 시켜서 기본 스끼다시에 회 먹고 마무리로 매운탕을 먹는 게 제가 알고있는 코스였지만 청해일은 내가 알고있는 코스의 개념을 새롭게 바꿔준 곳이라서 놀랍고 신기했던 것 같습니다.

상이 몇 번이나 바뀌는 걸 보고있으니 신기하기도 하고 너무 푸짐해서 좋기도 하고 지인들을 데려오고 싶다는 생각도 했었습니다.

그렇게 직접 데려간 지인들도 하나같이 다 좋아했던 기억이 납니다.

이도2동에서 장사를 하던 횟집이 어느날은 아라동으로 옮긴다고 했고 아라동으로 옮기고 난 이후에는 뭔가 그 전만큼 자주 찾지는 않았습니다.

왜 그런지는 잘 모르겠지만 여기에 나오는 코스에 너무 익숙해진 탓이라고 생각합니다.

항상 이런 코스로 지인들을 데려가서 먹고 그러다보니 나중에는 별로 회가 땡기지도 않고 그러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누구 오면 회 먹여주고 해물탕 먹여주고 하다보니까 해물탕도 회도 다 시들시들하고 그냥 맥도날드나 사먹으러 다니고 제주시청에 나가서 술이나 마시고 그렇게 되더군요.

술을 마시러 제주시청에 다닐때는 대일횟집이라는 곳을 자주 갔었는데 하나의 횟집이 익숙해지면 또 다른 횟집을 찾게되는 모양입니다.

청해일 같은 경우는 나중에 가격이 올라서 1인당 3만원을 내는 횟집이 되었기 때문에 3명이서 가려면 9만원을 내야했고 제주시청 대일횟집은 모듬회로 6만원정도 시키면 3명이서도 충분히 먹을 수 있었기에 더 저렴한 횟집으로 다니게 된 것 같습니다.

매번 코스로 술을 마실 수는 없으니까요.

그렇게 제 기억에서 청해일 횟집은 서서히 잊혀졌었는데 제주를 떠나 육지로 올라오고 한참 뒤에 생각해보니 그때 그런 횟집이 있었구나라는 게 떠올랐습니다.

예전 블로그에 쓴 글도 다시 찾아보고 사진도 찾아보는데 네이버에서 검색을 해보니 가게가 안 나오길래 설마했는데 역시나 가게가 없어졌다는 카페 글을 보게 되었습니다.

정말 맛있게 먹었던 집이고 추억이 담긴 집인데 없어졌다는 글을 보니 참 안타깝기도 하고 아쉬운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음에 다시 제주도에 가게되면 예전에 자주 찾던 음식점들을 들러봐야겠다 생각중인데 그나마 다행히 대일횟집은 아직 운영을 하는 모양입니다.

네이버에서 검색하니까 가게정보가 나오고 있네요.

가게도 예전 그 자리에서 계속 영업중인 것 같은데 거리뷰로 찾아보니 예전 생각도 나고 그때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도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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