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아라동 인다빌 3년 거주 후기

지난번 노형동 대복빌라에 이어 이번에는 제주시 아라동 인다빌 3년 거주 후기를 간단히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노형동에서 1년을 살아보니 동네는 마음에 들지만 오래된 빌라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 이번에는 좀 더 넓고 깨끗한 곳으로 이사를 가자 생각했습니다.

이번에는 부동산을 돌면서 집을 구해봤지만 딱히 땡기는 곳이 없었고 가격도 비싸지기 시작할 즈음이라 결국은 다시 오일장신문으로 발품을 팔고 다녔습니다.

처음에는 이도동이 새롭게 지어지는 도시이고 조용하니 신축 빌라도 많아서 그쪽으로 가려고 했지만 딱히 마음에 드는 매물이 없었고 그나마 괜찮은 매물들은 연세가 800 ~ 900만원씩 비싼 편이어서 점점 이도동에서 약간씩 떨어진 곳으로 집을 보러 다녔습니다.

그러다가 결국에는 마지막으로 찾게된 곳이 아라동이었고 직접 가보니 경치도 좋고 동네도 조용하고 저희가 찾아간 집도 마침 신축이어서 그곳으로 바로 계약을 걸고 왔습니다.

저희가 계약한 빌라는 제주시 아라동 인다빌 이라는 신축 빌라였고 그 당시에 연세가 대략 500만원 정도였던 걸로 기억합니다.

500만원인지 550만원인지 좀 가물가물하긴 한데 아무튼 가격도 괜찮았고 무엇보다 거실에 방 2개 구조로 되어있어서 드디어 작업실도 하나 쓸 수 있게 되었다며 좋아했던 기억이 납니다.

이사는 이번엔 그래도 트럭을 불러서 한번에 옮겼고 짐만 대충 다 내려놓고서 제가 직접 옮겨서 이사비용을 아낄 수 있었습니다.

티비나 컴퓨터랑 모니터 등은 저희 차로 옮기고 나머지 짐들만 트럭을 불러서 옮겼는데 이때까지만 해도 짐이 그리 많지 않았기 때문에 트럭 한 대로 충분히 다 옮길 수 있었습니다.

제주살이 2년차 시작

오피스텔에서 3개월 살고 노형동에서 1년을 살고 이제 슬슬 2년차로 접어드니 대충은 뭐 동네 시세도 알게되고 제주에 적응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겨울이라도 창문은 잘 열어놔야 곰팡이가 피지 않으니 장롱도 한번씩 얼어놔주고 특히나 장롱 안에는 오일장신문이랑 교차로 신문을 펴서 겹겹이 껴주고 수시로 제습기도 가동해가며 겨울을 보냈습니다.

겨울엔 제습기가 필수더군요.

확실히 제습기를 돌릴때랑 안 돌릴때랑 집 컨디션이 달랐는데 제습기를 켜니 벽 구석에 피기 시작했던 곰팡이도 좀 줄어들고 해서 겨울에는 거의 풀가동을 하면서 살았습니다.

장롱은 잠깐만 방심해도 곰팡이가 펴서 겨울옷도 몇개 버리곤 했었는데 이후 물먹는 하마를 여러개 넣어두고 신문지도 겹겹이 껴놓고 해서 그나마 다른 옷들은 살릴 수 있었습니다.

아라동은 지대가 높은 곳이어서 굉장히 조용한 동네였는데 동문시장에 장 보러 내려갈때는 버스를 타고 다녔고 그 외의 지역을 다닐땐 차를 타고 다녔습니다.

그때는 함덕해수욕장으로 가는 길이 넓어지기 전이라 가는 시간이 꽤 걸렸었는데 지금은 길도 뻥뻥 뚫리고 엄청 가깝더군요.

1년차에는 저희들만 꽁냥대고 살다가 2년차부터는 제주에 넘어온 이주민들도 많이 사귀게 되면서 이것저것 많이 도전해보고 살았습니다.

와이프는 장사를 하기 시작했고 저는 사무실을 내서 출퇴근을 하면서 살았는데 제주에 살면서 이때가 가장 재밌는 시기였습니다.

사무실은 동문시장 근처에 열어서 버스를 타고 다녔었는데 그 덕분에 동문시장 근처에 맛집들도 많이 다니곤 했었습니다.

삼도동 및 아라동 맛집

지금은 없어졌지만 삼도동에는 제가 좋아하는 음식점들이 꽤 많았습니다.

재밋섬 바로 옆에 있었던 중흥반점 짬뽕이랑 탕수육을 특히 좋아했었고 오병장이라고 갈매기살을 맛있게 구워주는 집이 있어서 저녁에 소주 한 잔 하러 종종 방문하곤 했습니다.

우진해장국도 점심에 해장하러 종종 가던 집이었는데 거기가 수요미식회에 소개된 이후로는 관광객들이 엄청 몰려서 이제는 먹고 싶어도 웨이팅이 너무 심해서 못 먹게 된 집이 되었습니다.

우진해장국 단골손님들 진짜 많았었는데 엄청 짜증나셨을 것 같더군요.

누네띠네라고 국수집도 있었는데 거기 콩국수랑 고기국수도 진짜 맛있었고 제주 3대 해장국이라는 미풍해장국 본점도 있어서 혼자 점심 먹으러 갔었던 기억이 납니다.

중앙로 골목에는 명동손칼국수라는 집이 있어서 거기 김치칼국수 먹으러 자주 갔었는데 뜨끈한 칼국수 국물이 땡길때 가면 양도 엄청 푸짐하고 맛있어서 날씨 추울때 가서 먹곤 했습니다.

아라동에는 잉꼬가든이라고 내장탕 국물 진짜 깔끔한 집이 있었는데 여기는 건물 옮기고 난 후부터는 못 가봤고 돈사촌이라고 근고기집도 아라동에 있었는데 근고기도 맛있지만 그 집 김치찌개가 참 맛있어서 소주 2병 마실 거 3병 마시곤 했었습니다.

짬뽕이 땡길땐 근처 바바이짬뽕에서 한그릇 먹고 왔었고 손님들 왔을땐 상춘재에서 멍게비빔밥에 추어탕 세트를 먹었는데 반찬도 깔끔하고 음식도 다 맛있어서 상춘재는 다들 칭찬하던 음식점이었습니다.

아라동에 하도 민물장어집이 새로 생겼을땐 지인들 대접해주러 장어집에도 종종 갔었는데 와이프가 특히 좋아해서 종종 먹으러 갔던 기억이 납니다.

사무실에서 일이 끝나면 집으로 올라가기 전에 동문시장에 들러서 회떨이 하는 걸 한접시 포장해서 올라가곤 했었는데 시장에서 파는 회랑 족발 같은 것들을 사가서 소주 한 잔 하고 자면 그보다 행복한 건 없었습니다.

그때는 동문시장에 야간 포장마차 같은 것도 없어서 저녁 늦은 시간이면 다 문을 닫고 조용조용했었는데 지금은 야간에 사람도 엄청 많고 장난 아니더군요.

젊은 친구들도 엄청 와서 사진찍고 가던데 예전의 그런 분위기가 아니어서 좀 당황스럽긴 했었습니다.

제주도는 갈때마다 너무 바뀌는 것들이 많아서 좀 적응하기 힘들지만 그래도 예전의 추억이 남아있는 장소들도 많고 언제 가도 참 좋은 섬이어서 갈때마다 재밌긴 합니다.

올해는 여름 지나서 한 번 갔다왔었고 겨울오기 전에 한 번 가려고 했었는데 시간이 안 맞아서 못 갔네요.

내년에나 꼭 다시 방문하고 싶은데 오랜만에 근고기에 소주 한 잔 하고 싶어집니다.

제주도 연동 풀하우스 오피스텔 3개월 거주

제주 노형동 대복빌라 1년 연세 거주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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