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한 친구가 워드프레스 홈페이지 만들기 관련해서 몇가지 질문을 해왔었습니다.
갑자기 전화가 온 것도 좀 뜬금없긴 했지만 그 친구가 물어보는 질문이 더 뜬금없어서 얘가 왜 이러나 싶을 정도였습니다.
그 친구는 저에게 먼저 워드프레스 블로그에 대해서 물어봤고 대충 어떻게 만드는지는 알지만 이걸 어떻게 검색노출을 시켜야하는지 애드센스는 어떻게 승인을 받아야하는지에 대한 것들을 물어보기 시작했습니다.
일단은 전화로 이야기할 수 있는 것들만 간단히 설명해주고 나머지는 카톡으로 알려주겠다고 하고 끊었는데 이후 카톡으로 이런저런 대화를 하다보니 왜 이 친구가 워드프레스를 알려달라고 했는지 알겠더군요.
이 친구는 소위 말하는 워드프레스 뽕에 푹 취해있었던 겁니다.
유튜브에서 봤는데 일단 만들어서 꾸준히 글을 쓰기만 하면 어쨌거나 돈이 된다고 했고 돈이 안 되더라도 내가 손해보는 건 없으니 해보고 싶다고 이야기를 하던데 저는 좀 재밌었습니다.
제가 대략 5년쯤 전부터 워드프레스 블로그를 시작했었을땐 전혀 궁금한 것도 없었고 그냥 니가 블로그를 하는구나 정도만 알고 있었던 친구가 갑자기 저한테 들은 정보도 아니고 유튜브에서 떠도는 정보를 듣고는 갑자기 찾아왔다는 게 참 신기했습니다.
해주고 싶은 이야기는 참 많았지만 다 건너뛰고 이거는 니가 생각하는 것처럼 쉽게 돈이 되는 분야가 아니라고 간단히 이야기를 해줬고 대신 직접 만나서 기본적인 셋팅과 글쓰는 방식은 다 설명을 해줬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절대 이 친구가 이걸로 돈을 벌 수 있을리 없다 생각했지만 혹시 또 이쪽으로 몰랐던 재능이 있을 수도 있으니 제가 아는 기본적인 것들은 다 알려줬습니다.
일단 그 친구는 기본적인 SEO 개념과 구글에 최적화된 글쓰기 방법, 애드센스 승인관련 팁, 사이트 등록, 키워드 공략에 대한 내용을 꼼꼼히 적어가면서 모두 습득해갔고 그 결과 일주일쯤 뒤에 애드센스 승인이 났다는 이야기까지 저에게 해줬었습니다.
애드센스 승인이 난 것을 마치 수익에 한 발 다가간 것처럼 생각하던데 과연 거기서 어떤 결과를 낼 수 있을까 저는 궁금해했고 그 이후 이 친구는 한참을 연락이 없다가 나중에서야 블로그 운영하는 걸 포기했다고 연락해왔습니다.
글을 아무리 써도 돈이 안 나오고 호스팅비용만 나가는데다가 여기에 쏟는 시간도 아까워서 결국은 포기했다고 했는데 그래도 같이 재밌는 경험을 했다고 생각하고 다음에 같이 술이나 먹자 이야기했습니다.
워드프레스 홈페이지 만들기
5년쯤 전에 저는 아무런 정보도 없이 혼자서 구글을 계속 찾아가며 워드프레스로 블로그를 만들었습니다.
티스토리는 계정도 수십개 날려먹었고 자기들 마음에 안 들면 바로 벤을 때려버리니 안 되겠다 싶어서 블로그스팟으로 갔었는데 일단 스킨도 얼마 없고 네이버에서는 색인이 종종 풀리는 오류도 있었기 때문에 다른 걸 찾다가 워드프레스로 가게 되었습니다.
그 당시에 설치형 텍스트큐브나 이글루스 등도 있었지만 이글루스는 광고글을 쓰면 벤을 당하고 텍스트큐브는 반응형 스킨이 적용되지 않고 업데이트가 멈춰버린 이유 등으로 인해서 잠깐씩 쓰다가 결국은 포기했습니다.
그렇게 다 포기하고 워드프레스로 홈페이지 형식 스킨을 받아서 글을 썼었는데 이것저것 화려한 스킨은 결국 느려지기만 할 뿐이라는 생각에 홈페이지 형식이 아닌 아주 기본적인 반응형 스킨의 블로그로 운영하기 시작했습니다.
운영하면서 중간에 뭘 잘 못 건드려서 오류가 난 바람에 아예 싹 밀고 다시 설치한 적도 여러번이고 글자나 너비 등을 바꾸려고 하루종일 스킨 변경에만 몰두했던 기억도 납니다.
WP가 도메인에 계속 붙어서 그거 빼고 붙이고 하는 것도 많이 찾아봤고 사이트가 중간중간 터져서 왜 터지나 그 이유 찾고 그렇게 이상한 곳에 시간을 많이 썼는데 지금은 뭐 워낙 알려주는 곳들도 많고 웹호스팅도 알아서 다 셋팅이 되어서 나오니 엄청 편하겠더군요.
지금은 뭐 워드프레스 홈페이지 만들기 같은 걸 비싼 돈 주고 할 필요없이 알아서 기본 설치형 셋팅으로 구매하면 뚝딱하고 쓸만한 홈페이지로 만들어주니 참 좋은 세상이구나 새삼 느끼고 있는 중입니다.
그러니 이제 이걸로 돈을 벌 수 있다는 사람들이 하나둘씩 나오다가 어느 순간에 추종자를 비롯하여 다양한 카피캣들도 우르르 쏟아져나오고 있는 상황인 것 같습니다.
워드프레스로 돈 버는 법
이제는 워드프레스로 홈페이지나 블로그 만드는 게 쉬워졌으니 이걸로 돈을 벌어보겠다고 도전하는 사람들도 많이 생겨나는 추세입니다.
저야 티스토리에 너무 많이 당해서 이제는 내 블로그가 있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워드프레스를 찾아간 거지만 지금 갓 입문하는 사람들은 왜 내가 워드프레스를 해야하는지 영문도 모르고 그냥 쫄래쫄래 따라온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사람들이 워드프레스를 키우는 이유는 워드프레스가 특별히 더 돈 버는데 특화되어서 그런게 아니라 티스토리가 광고비를 나눠갖기 때문에 피난을 온 개념이라 생각하면 됩니다.
예전 티스토리는 적어도 사용자의 수익을 건들지 않았지만 어느 순간 갑자기 모든 티스토리 블로그 상단에 자기네 광고를 끼워넣어서 지면을 나눠갖는 뺏어먹기를 시전하였습니다.
지금까지 이쪽 바닥에서 근 15년정도 일을 하면서 검색포털이 자사 블로그의 지면을 뺏어가는 건 처음 겪는 일이라 황당하기도 했고 카카오는 믿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네이버가 카페 영역에 수익 쉐어도 안 해주는 애드포스트를 끼워넣은 것도 좀 황당하긴 했는데 그건 카페니까 그래 이해한다 하고 넘겼다면 카카오는 개인의 블로그 영역에 자신들의 광고를 슬그머니 들이민 사태여서 더 심각한 사건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자유롭게 광고를 배치할 수 있다는 게 티스토리의 가장 큰 장점인데 그 큰 장점이 무너지는 순간이었고 그 이후로 애드센스를 자유롭게 배치할 수 있는 다른 블로그를 찾아 사람들이 워드프레스로 오게 되었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그러니 워드프레스가 너무 좋아서 다들 선택한 게 아니라 지금 상황에서 가장 자유롭게 운영할 수 있는 차선책이라서 선택을 한 거라 생각하면 되는데 이런 개념을 알았다면 이제 이걸로 돈을 어떻게 벌어야하는지 좀 더 막연해졌을 겁니다.
일단 워드프레스의 특성은 네이버 친화적인 것도 아니고 구글에 더 친화적이긴 하지만 현재 국내 구글 검색은 워드프레스를 밀어주는 상황도 아닙니다.
그냥 이도 저도 아닌 포지션이라 보면 되는데 그걸로 어떻게든 나가서 돈이 되는 영역을 빼앗거나 다들 모르고 있는 영역을 공략해야 돈을 벌 수 있습니다.
뭔가 특혜가 없는 상황에서 내 공략법 하나만으로 돈을 만들어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 공략법으로 네이버 블로그나 티스토리를 운영했다면 더 돈을 빨리 벌 수도 있다는 게 가장 짜증나는 점인데 어쨌든 이런 패널티를 다 감수하고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는 걸 알았다면 절대 짧은 시간에 높은 수익은 내지 못하겠구나 상황파악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워드프레스 그 자체만으로 순수하게 돈을 버는 사람도 많지만 그걸 활용해서 어떻게 하면 사람들에게 많이 보여지게 할지 짱구를 열심히 굴리고 투자도 많이 하고 광고도 때리고 발바닥 땀나도록 뛰어다니는 사람들이 여기는 많다는 점 알아두셨으면 좋겠습니다.
정마담이 호구를 자리에 앉힐때까진 잘 해주다가 마지막에 돌변해서 여긴 지옥이라고 한마디 했던 그 장면이 왜 지금 오버랩되는 건지 모르겠네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