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콩국수가 맛있었던 중앙로 누네띠네국수

중앙로에서 재밋섬쪽으로 걸어가다보면 누네띠네국수라는 음식점이 하나 있었습니다.

다양한 국수를 전문으로 하는 집인데 점심에 가끔 방문해서 비빔국수를 자주 먹곤 하던 집이었습니다.

그때 제주에서 가장 인기가 많았던 비빔국수는 자매국수였는데 저는 누네띠네국수 역시나 자매국수 못지 않게 비빔국수가 맛있었던 집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자매국수가서 줄서서 비빔국수 드시지 마시고 그냥 중앙로에 누네띠네국수 가서 비빔국수 사드시라고 추천드리곤 했는데 실제로 그렇게 드신 분들은 없었습니다.

아마도 다들 자매국수에서 먹으니 어떤 맛인지 궁금해서 국수거리에 서서 1시간 가량 기다려가면서 먹고 ‘뭐 맛있긴 한데 1시간이나 기다려서 먹을 건 아니다’라고 하나같이 똑같은 후기를 남겨주셨던 것 같습니다.

아무튼 누네띠네국수집에는 고기국수와 비빔국수, 멸치국수가 있었고 그 외에 아강발, 녹두빈대떡, 찹쌀순대 등이 있었으며 계절메뉴로 제주 검은콩국수가 있었습니다.

저는 여기서 보통 비빔국수랑 녹두빈대떡을 먹곤 했었는데 어느날은 갑자기 비가 내렸고 뭔가 다른 게 먹어보고 싶어서 계절메뉴로 있던 검은콩국수를 주문해봤습니다.

여름이 지나면 계절메뉴를 못 먹어볼 것 같다는 생각도 있었고 그날따라 콩국수가 많이 땡겨서 주문을 했는데 주문을 하자마자 사장님께서는 믹서기에 바로 콩을 갈아서 국수를 만들어주셨습니다.

검은콩국수는 위에 오이랑 검은깨가 뿌려져있었는데 일단 국물이 상당히 진하면서 고소해서 너무 맛있었습니다.

사실 콩국수를 그닥 엄청 좋아하는 편이 아니었음에도 그날따라 왠지 콩국수를 시키고 싶었고 또 검은콩국수도 엄청나게 맛있어서 지금까지도 기억에 남습니다.

그 이후로 식당에 계절메뉴로 콩국수가 있는 곳이면 가끔씩 여름에 콩국수를 시켜서 먹곤 했는데 누네띠네국수에서 해줬던 제주 검은콩국수만큼 맛있는 집은 없었습니다.

고기국수는 무난무난한 편이었지만 비빔국수가 맛있는 집이었고 계절메뉴로 검은콩국수가 진짜로 맛있는 집이었는데 오랜만에 찾아보니 지금은 나오질 않더군요.

국수거리 고기국수

저는 개인적으로 고기국수하면 올래국수가 가장 맛있었고 그 다음으로는 다른 식당들 다 비슷비슷하니 어딜가나 괜찮았었습니다.

제가 제주에 있을때 유명한 국수집하면 올래국수랑 자매국수가 있었고 그 외에 삼대국수회관이나 국수마당이 있었습니다.

올래국수는 제원아파트쪽에 있고 나머지 국수집은 다 국수거리에 있었는데 자매국수는 처음 가본 뒤에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그 뒤로는 삼대국수회관이나 국수마당을 주로 이용했습니다.

육지에서 손님이 놀러오면 자매국수를 가보고 싶다고 할때나 가서 기다렸었고 그 외에는 거의 삼대국수회관으로 갔던 기억이 납니다.

만세국수도 가성비가 좋아서 가끔 혼밥을 하러 방문하곤 했었는데 멸치육수 냄새가 진하게 나서 나중에 기회가 되면 멸치국수를 한 번 먹어야겠다 생각만 하고는 한 번도 못 먹어봤습니다.

만세국수 멸치국수도 한 번 먹어봐야하는데 기회가 생기지를 않네요.

아, 그리고 비빔국수 하니까 제주시청쪽에 양푼이라고 진짜 양푼이에 비빔국수를 담아주는 곳도 있었는데 거기도 해장하러 들어갔다가 진짜 맛있게 먹고 나와서 나중에 맨정신일때 꼭 가야겠다 하고는 그 뒤로 가보질 못했습니다.

찾아보니 양푼이는 지금도 영업을 하는 것 같던데 새벽 5시까지 영업을 하는 곳이라 보통 막차로 해장 겸 소주 한 잔 마시기 위해 들리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았습니다.

저도 그때 엄청 취한 상태로 지인들이 끌고가서 먹고 나왔던 기억이 나는데 제주시청쪽에서 저녁에 술을 드시는 분들이 있다면 막차로 양푼이 꼭 들러보시기 바랍니다.

사실 제주에는 자매국수 말고도 비빔국수 잘하는 집들이 엄청나게 많습니다.

몰라서 웨이팅까지 해가며 음식을 드시려고 기다리는 거 보면 입이 근질근질하고 다른 맛집들 알려주고 싶긴 한데 이상한 사람으로 볼까봐 지금까지 그러질 못했네요.

이 글을 보신 분들은 맛있는 국수 드시고 싶다면 누네띠네국수는 없어졌으니 제주시청에 있는 양푼이 꼭 방문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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