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로에 있는 가성비 분식집 왕김밥

제주 중앙로에서 일을 할때 가장 많이 방문했던 곳이 바로 왕김밥 분식집입니다.

국수도 먹고 국밥도 먹고 가끔은 짜장면도 먹고 짬뽕도 먹고 그랬지만 딱히 땡기는 게 없을때는 그냥 왕김밥에 가서 점심을 해결하곤 했습니다.

왕김밥은 김밥천국처럼 다양한 메뉴가 있는 분식집이었는데 김밥천국과 다른 점이 있다면 음식을 주문할 경우 이것저것 다양한 밑반찬이 깔린다는 점이었습니다.

김밥천국은 찌개를 주문하면 밥이랑 찌개가 나오고 간단한 김치 정도가 나왔지만 왕김밥은 순두부백반이나 찌개종류를 주문할 경우 김치에 깍두기에 양파절임, 미역무침, 단무지, 생선구이, 멸치볶음, 오이소박이 같은 반찬들이 함께 나왔습니다.

국물이 없는 메뉴를 주문하면 된장국도 주셨고 가격도 상당히 저렴한 편이었는데 술도 팔아서 동네 어르신들이 점심을 드시면서 소주 한 잔씩 하는 모습도 심심찮게 볼 수 있는 분식집이었습니다.

중앙성당 뒷편에 있어서 점심시간이면 밥을 먹고 재밋섬이랑 인천문화당 쪽으로 왔다갔다 걸어다니곤 했었는데 날씨가 좋을때는 그냥 동한두기에 한치회나 한접시 먹으러 갈까 싶고 진짜 좋은 시절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때는 그냥 매번 반복되는 삶이 지겹고 귀찮고 뭔가 특별한 일이 있었으면 좋겠다 생각했는데 돌이켜보면 그때가 가장 좋았던 시절이었던 것 같습니다.

중앙로 분식집 왕김밥

점심시간이 되면 뭘 먹을까 고민하다가 딱히 나오는 메뉴가 없으면 그냥 왕김밥이나 가자 하고서 슬리퍼 질질 끌고 분식집으로 들어갔습니다.

들어가면 저는 거의 순두부백반이나 김치찌개를 시켰었는데 아주 가끔 카레밥이나 청국장을 시키기도 했고 밥 생각이 없을땐 그냥 떡라면이나 짬뽕라면 같은 걸 시켜먹기도 했습니다.

김밥도 저렴해서 김밥 한 줄 같이 놓고 먹었는데 점심시간이 되면 밑반찬들 쭉 덜어놓고 장사를 준비하시던 그 모습이 지금도 생각납니다.

왕김밥에 가면 메뉴판에 식사류와 분식류가 있고 분식류에는 라면이랑 김밥, 떡볶이나 라볶이부터 시작해서 냉면이나 칼국수, 콩국수, 냉국수, 비빔국수 등이 있었고 쫄면도 있었습니다.

식사류에는 백반이나 찌개 종류에서부터 비빔밥, 김치볶음밥, 오므라이스, 떡국, 카레밥, 청국장 등이 있었고 오징어덮밥, 돈까스, 제육덮밥이랑 갈비탕, 육개장, 닭도리탕, 동태찌개도 있었습니다.

메뉴가 상당히 다양하긴 했었는데 저희는 거의 매번 먹던 것만 먹었습니다.

그러고보니 닭도리탕이나 육개장, 갈비탕 이런 것들은 한 번도 시킨 적이 없고 거의 찌개나 백반, 라면, 라볶이 이런 것들만 시켜먹었던 것 같습니다.

점심시간이 되면 근처에서 식사를 하러 사람들이 많이 몰렸기 때문에 저희는 보통 12시 30분 이후에 방문하곤 했습니다.

그나마 딱 12시만 피하면 12시 30분 이후부터는 빠지는 사람들이 많아서 기다리지 않아도 되고 그렇게 천천히 밥을 먹고 들어가서 또 일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일을 끝내면 이제 동문시장 쪽으로 걸어가서 버스를 타고 집까지 올라가거나 아니면 동문시장에 들어가서 회 같은 거 한두접시 사고 집 근처에 있는 마트에서 소주랑 맥주도 사다가 소맥 시원하게 말아먹곤 했었는데 회가 저렴해서 광어회 같은 건 진짜 거의 일주일에 1~2번씩은 먹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겨울이면 방어회 썰어진 거 사다먹거나 아니면 남해수산에서 직접 썰어서 포장해오곤 했었는데 남해수산 삼춘이 특히 서비스도 좋고 잘 신경써서 포장해주셔서 많이들 거기로 가곤 했습니다.

유튜브인지 SNS인지 남해수산이 유명해져서 요즘은 번호표를 뽑고 기다린다고 하던데 겨울에 방문하게 되면 대방어나 좀 썰어다가 숙소에서 먹어야겠다 생각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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