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식과 알레르기를 막아주는 도심 숲속 곰팡이 효과

천식과 알레르기를 막아주는 도심 숲속 곰팡이 효과에 대해 이야기를 해봅니다.

도심 숲속 곰팡이와 천식·알레르기의 관계 개요

최근 국내 연구진은 도심 숲(도시공원)에 사는 곰팡이 미생물이 천식과 알레르기 염증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흥미로운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서울 시내 여러 도시 숲과 지하철역 근처 도심 지역의 공기를 비교한 결과, 숲 주변 공기에는 곰팡이 종류(균주)의 다양성이 훨씬 풍부했고, 이런 숲이 많은 지역일수록 주민들의 천식 진료 건수가 적게 나타났습니다. 연구팀은 이를 “도시 숲이 숨은 공기 백신 역할을 한다”라고 표현하며, 녹지의 미생물 생태계가 호흡기 건강과 직접 연결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고 설명합니다.​

도시 숲 곰팡이의 특징과 면역 조절 효과

연구진은 2020~2021년 동안 서울의 22개 도시 숲과 4개 도심 지역(지하철역 인근 등)에서 공기 시료를 채취해 공기 중 곰팡이 군집을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도시 숲에서는 Alternaria(알터나리아), Cladosporium(클라도스포리움), Ganoderma(영지버섯 속) 등 다양한 곰팡이들이 혼합된 풍부한 미생물 군집이 관찰된 반면, 도심 중심부에서는 상대적으로 종류가 적고 균종 구성이 단조로웠습니다.​

이 곰팡이들을 실험실에서 배양해 인체 면역세포(HMC-1 비만세포)와 천식 동물모델에 노출했더니, 도시 숲에서 온 복합 곰팡이에 노출된 경우가 도심 곰팡이에 노출됐을 때보다 염증 단백질(사이토카인) 분비가 약 15% 낮았고, 동물의 기도 염증과 점액 분비도 절반 수준으로 줄어드는 효과가 확인되었습니다. 이는 곰팡이의 ‘종류’와 ‘출신 환경’에 따라 우리 면역계가 받는 자극이 다르고, 다양한 자연 곰팡이에 자주 노출될수록 염증 반응이 과도하게 일어나는 것을 막는 방향으로 조절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천식·알레르기 감소와 ‘공기 백신’ 개념

연구팀은 곰팡이 데이터와 함께 국민건강보험 진료 자료를 분석했습니다. 2020년 기준 서울 25개 자치구 약 11만 명의 천식 환자 진료 건수를 조사해 각 구의 도시 숲 면적과 비교한 결과, 도시 숲이 많은 ‘숲세권’ 지역일수록 천식 진료 건수가 유의하게 적은 경향이 확인되었습니다. 물론 이 결과만으로 인과관계를 100% 단정할 수는 없지만, 도시 숲에서 나오는 다양한 곰팡이·미생물에 일상적으로 노출된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알레르기 염증이 덜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뒷받침합니다.​

연구를 이끈 알레르기 면역학자는 “도시 숲은 단순히 나무와 잎사귀만 있는 공간이 아니라, 공기 중에 떠다니는 미생물이 우리 면역계를 부드럽게 자극하는 ‘숨은 공기 백신’ 역할을 한다”고 설명합니다. 이는 ‘위생 가설’·‘생물다양성 가설’과도 연결되는데, 지나치게 깨끗한 환경에서 자란 아이들은 여러 미생물에 노출될 기회가 적어 면역계가 과민해지고, 반대로 자연 환경의 다양한 미생물에 조금씩 노출되면 면역 균형이 잡혀 천식·알레르기 위험이 줄어든다는 이론입니다.​

왜 도심 숲 곰팡이가 “좋은 자극”이 되는가

곰팡이라고 하면 곧바로 곰팡이 알레르기나 곰팡이 독소를 떠올리기 쉽지만, 이번 연구가 강조하는 것은 ‘다양성’과 ‘균형’입니다. 특정 알레르기 곰팡이가 실내에 과도하게 많을 때는 문제가 되지만, 도시 숲처럼 다양한 곰팡이가 적절한 농도로 섞인 공기 환경에서는 면역계가 여러 자극을 통합적으로 경험하면서 과한 Th2형 알레르기 반응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실험에서도 도시 숲 유래 곰팡이 혼합군은 알레르기를 촉진하는 IL-4, IL-13 같은 염증 단백질 분비를 낮추고, 기도 점막의 과도한 점액분비와 조직 부종을 억제했습니다. 이는 곰팡이의 일부 구성 성분이 선천 면역세포를 적당히 자극해 “면역계가 너무 예민하게 반응하지 않도록 훈련시키는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천식·알레르기 환자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가

도시 숲 곰팡이가 천식·알레르기를 “완전히 막아준다”는 뜻은 아니지만, 다음과 같은 점에서 중요한 시사점을 줍니다.​

첫째, 숲이 많은 동네(숲세권)에 사는 것이 호흡기 건강에 실질적인 이점을 줄 수 있다는 근거가 하나 더 추가된 셈입니다. 도시 숲에서 산책·운동을 자주 하는 사람은 깨끗한 공기, 피톤치드뿐 아니라 다양한 곰팡이·세균에 조금씩 노출되면서 면역균형을 유지할 가능성이 커집니다.​

둘째, 천식·알레르기 환자도 증상이 안정된 시기에는 마스크·약만 의존하기보다, 의사가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자연 속 야외 활동을 일정 부분 유지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줍니다. 물론 꽃가루가 심한 계절이나 미세먼지가 높은 날에는 주의가 필요하며, 개인별 알레르겐(집먼지진드기·곰팡이·꽃가루 등)에 따라 반응이 다를 수 있어 반드시 주치의와 상담해야 합니다.​

셋째, 정책 차원에서는 도시 계획·공원 조성 시 단순히 나무 개수만 늘리는 것이 아니라, 식물·미생물의 다양성을 보존하는 방향으로 관리해야 건강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일상에서 활용할 수 있는 실천 방법

집 근처에 도시 숲·공원이 있다면, 미세먼지·꽃가루 지수가 심하지 않은 날을 골라 주 3~4회, 30분 정도 숲길을 걷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습니다. 이렇게 하면 심폐 기능·스트레스뿐 아니라 미생물 노출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아이가 있는 가정은 지나치게 소독·살균에만 집중하기보다, 야외 놀이·흙·나무와 접촉할 기회를 적절히 주는 것이 면역 발달에 좋다는 연구들이 많습니다. 다만 천식·중증 알레르기가 이미 있는 아이는 주치의 지침에 따라 활동 강도와 환경을 조절해야 합니다.​

실내 곰팡이는 천식 악화 요인이므로, 집 안 곰팡이는 철저히 제거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이번 연구의 ‘좋은 곰팡이’는 통풍 잘 되는 숲에서 자연스럽게 흩어져 있는 곰팡이 군집을 뜻하며, 습하고 밀폐된 실내의 곰팡이와는 전혀 다릅니다.​

천식과 알레르기를 막아주는 도심 숲속 곰팡이 효과 정리

도심 숲속 곰팡이는 그 자체가 특정 ‘약’처럼 작용하기보다는, 다양한 미생물로 이루어진 공기 환경을 통해 천식·알레르기 염증을 완화하는 자연의 공기 백신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도시 숲이 많은 지역일수록 천식 진료가 적고, 실험실·동물실험에서도 숲 유래 곰팡이가 알레르기 염증을 유의하게 줄인다는 결과는, 우리 몸이 자연 속 미생물과 끊임없이 상호작용하면서 균형 잡힌 면역을 유지한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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