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 살때는 가끔 바람을 쐬고 싶을때마다 가던 장소들이 있습니다.
제일 자주 갔던 곳이 월정리였고 그때마다 들렀던 곳이 바로 봉쉡망고 가게였습니다.
망고를 갈아서 플라스틱 병에 담아주는 집이었는데 월정리에 갈때마다 하나씩 사서 마셨던 기억이 납니다.
그때는 월정리 바닷가 앞쪽으로 다들 차를 세우던 시절이었고 지금처럼 사람들이 엄청나게 몰리지도 않았던 시절이라 조용조용한 분위기가 좋아서 자주 방문했었습니다.
차를 세우고 근처 카페에서 커피 한 잔하고 바닷가 구경하고 그렇게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기분이 좋았던 곳이어서 육지 손님들이 오면 한번씩 들러서 커피 한 잔씩 하고 오곤 했습니다.
서귀포에 갔다가 올라오는 길에 들리기도 하고 딱히 일정이 없다고 하면 바닷가 구경이나 하자면서 데리고 가곤 했었는데 지금은 사람이 엄청나게 많아져서 예전의 그 조용조용한 분위기가 아예 사라져버렸습니다.
월정리에 가면 봉쉡망고, 애월에 가면 망고레이가 있어서 한 잔씩 마시곤 했었는데 봉쉡망고는 없어졌고 망고레이는 카페를 크게 오픈해서 운영하고 있더군요.
예전 망고레이는 도로가 옆에 있었고 연예인 이름이 적힌 대기표를 나눠줬던 걸로 기억하는데 가끔씩 지나다니다가 하나씩 마셔주면 시원하면서 맛있어서 그거 먹는 재미도 은근 쏠쏠했었습니다.
애월도 드라이브하러 자주 다녔었는데 나중에는 뭐 사는 게 바빠서 자주 나가지도 못하고 그랬었네요.
월정리에 나가면서 참 신기했던게 바닷가는 함덕보다 김녕이 훨씬 예쁜데 사람들은 죄다 함덕으로 가고 김녕에는 항상 사람들이 거의 없어서 그게 좀 의아했었습니다.
김녕해수욕장은 아예 휴게소도 운영을 안 하고 거의 방치된 느낌이랄까?
주차장도 텅텅 비어있어서 놀러가면 거의 전세를 낸 것처럼 놀 수 있었는데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습니다.
월정리도 사실 가면 딱히 뭐 볼 건 없는데 왜 그리 자주 다녔던 건지 모르겠네요.
그냥 그 한적한 분위기가 좋았고 카페에서 커피 한 잔 하면서 바닷가 구경하는 게 좋아서 다녔던 건데 지금은 바닷가를 보러 자주 다닐 수가 없다는 게 제일 아쉽습니다.
육지에 올라오니 제주도 살때 더 많이 놀러다닐걸 하는 아쉬움이 제일 많이 남는 것 같습니다.
제주에 살때는 여름이면 이호테우에 자주 나가서 바람도 쐬고 저녁에 술도 마시고 했었는데 이호테우해변에서는 여름에 테이블을 놓고 이것저것 술을 팔아서 백숙이나 한치회 같은 거 먹으러 종종 가곤 했습니다.
동한두기도 한치회 먹으러 자주 다녔었고 겨울에는 어디 멀리 안 가고 그냥 구제주에서 돌아다니면서 술이나 마시곤 했는데 가끔 연동에 나가서 마라도횟집에서 파는 대방어 좀 먹고 그랬습니다.
아니면 동문시장에 가서 방어회 썰어다가 집에서 먹곤 했는데 겨울에 먹는 대방어는 진짜 식감 자체가 달라서 항상 맛있게 먹었습니다.
좋은 횟집에 가면 대방어를 큼직큼직하게 썰어주는데 씹을때마다 아삭아삭거리는 식감이 참 좋았습니다.
부위별로 썰어주면 설명 들어가면서 또 먹고 그렇게 소주도 참 많이 먹고 다녔는데 그때 영상을 찍어서 유튜브라도 키웠으면 참 좋았을 걸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아, 그러고보니 그때 망고빙수도 참 맛있게 먹었는데 제주에 가면 비원이라고 삼계탕 유명한 집이 있습니다.
그 비원에 가는 길에 망고홀릭이라는 망고빙수를 파는 집이 있었는데 신선로에 드라이아이스랑 같이 나와서 막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게 맛있어서 다닐때마다 종종 먹곤 했었고 손님들 올때도 종종 데려가곤 했었는데 망고홀릭은 검색해보니 지금도 운영하고 있더군요.
서귀포 법환점에 애월해안도로점에 종달점까지 여러개의 지점도 있던데 나중에 제주도 놀러가게 되면 꼭 한 번 방문해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