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철에 머리카락이 더 많이 빠지는 이유를 알아봅니다.
가을에는 머리카락이 평소보다 더 많이 빠지는 일이 흔합니다. 이는 모발의 자연 주기 변화와 계절 환경 변화가 겹치기 때문입니다. 사람의 모발은 성장기, 퇴행기, 휴지기, 탈락기를 반복하며, 여름에 자라던 머리카락이 가을로 넘어오면서 휴지기와 탈락기에 들어가는 비율이 높아집니다. 그래서 일시적으로 빠지는 양이 늘어 보일 수 있습니다. 이 현상은 계절성 탈모로도 불리며, 대개 몇 주에서 몇 달 사이에 서서히 잦아드는 경향이 있습니다.
또한 여름의 강한 자외선, 땀, 피지, 바닷물과 수영장 염소 등이 두피를 자극하고 모발 표면을 약하게 만듭니다. 이 누적된 자극이 시간이 지난 뒤 가을에 모낭이 쉬는 기간으로 들어갈 때 빠짐이 도드라져 보입니다. 가을 특유의 건조한 공기와 큰 일교차는 두피 유수분 균형을 깨뜨려 각질을 늘리고 모근을 예민하게 만들어 탈락을 더 촉진합니다.
호르몬과 모발 주기의 계절성 변화
일조량이 줄어드는 시기에는 호르몬과 생체리듬도 영향을 받습니다. 일부 연구와 임상 관찰에서는 가을에 남성호르몬 대사의 영향이 커져 DHT로의 전환이 늘면 성장기가 짧아지고 휴지기 비율이 증가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이렇게 되면 휴지기에 머무는 머리카락이 많아져 평소보다 더 쉽게 빠지는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이는 남녀 모두에서 나타날 수 있지만 개인차가 큽니다.
또한 여름 동안 햇빛 노출, 높은 온도, 피부 장벽 피로가 누적되고, 가을에 체온 조절과 수면 리듬이 바뀌면 모발 주기의 전환점이 함께 찾아오기도 합니다. 이때 성장 중이던 일부 모발이 휴지기 전환을 앞당겨 탈락기가 몰려오는 느낌을 줄 수 있습니다. 그래서 9~11월 사이에 1.5배 이상 빠지는 것처럼 체감하는 분들도 적지 않습니다.
생활 요인과 지각 효과
가을은 일상 패턴이 바뀌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활동량과 수면 시간이 달라지고, 건조한 공기로 인해 두피가 쉽게 가려워 긁는 횟수가 늘어 모발이 더 잘 빠지는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어두운 옷을 더 자주 입으면서 떨어진 머리카락이 더 잘 눈에 띄는 것도 지각 효과를 키웁니다. 다이어트, 감기, 수술, 큰 스트레스, 갑상선 이상, 약물 변화 등은 2~3개월 뒤 휴지기 탈모를 유발할 수 있어 여름의 사건이 가을에 빠짐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많습니다.
영양 섭취 변화도 영향을 줍니다. 단백질 부족, 철분·아연·비타민D 불충분은 모발 합성과 주기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카페인과 알코올 섭취가 늘고 수분 섭취가 줄면 두피가 더 건조해지고 각질이 쌓여 모낭 환경이 나빠지며, 이 역시 가을철 빠짐을 키우는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정상 범위와 병적 신호 구분
정상적으로도 하루 수십 가닥은 빠지며, 가을에는 100가닥 안팎까지 늘어도 일시적일 수 있습니다. 다만 세 달 이상 빠짐이 계속되거나 머리카락이 눈에 띄게 가늘어지고, 가르마가 넓어지거나 정수리 스캘프가 비치면 평가가 필요합니다. 동전 크기나 띠 모양으로 비어 보이는 패턴, 눈썹·체모까지 빠지는 양상, 두피의 심한 염증이나 통증이 동반되면 지체하지 말고 진료를 권합니다.
남성형·여성형 탈모는 패턴이 서서히 진행되는 반면, 휴지기 탈모는 넓게 골고루 빠지는 양상이 일반적입니다. 출산 후 탈모, 갑상선 질환, 급격한 체중 감량, 고열 질환 이후에도 일시적인 휴지기 탈모가 흔합니다. 상태에 따라 혈액 검사로 철 저장량, 갑상선 기능, 비타민D 등을 확인하면 도움이 됩니다.
가을 두피 관리 요령
첫째, 청결과 보습입니다. 미지근한 물로 충분히 적신 뒤 두피 위주로 부드럽게 마사지하며 샴푸하고, 잔여물이 남지 않게 헹궈줍니다. 건조하면 두피 전용 토닉이나 수분 진정 성분이 들어간 제품을 얇게 사용합니다. 비듬·가려움·홍반이 있으면 피록톤올아민, 징크피리치온, 살리실산, 케토코나졸 등 성분이 들어간 샴푸를 주 2~3회 병행할 수 있습니다.
둘째, 열 자극을 줄입니다. 드라이어는 미지근한 바람을 이용하고, 고데기·강한 열 스타일링은 횟수와 시간을 줄입니다. 모발 끝은 트리트먼트를 사용하되, 두피에는 컨디셔너를 직접 바르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타월 드라이는 누르듯이 물기를 제거하고, 젖은 상태에서 강하게 빗질하는 습관은 피합니다.
영양·생활 루틴 조정
단백질을 체중 1kg당 0.8~1.2g 정도로 충분히 섭취하고, 철분·아연·비타민D·비오틴은 결핍 시에만 보충합니다. 과도한 당분·가공지방, 알코올은 줄이고, 수분 섭취를 늘려 두피 건조를 완화합니다. 7시간 내외의 규칙적인 수면과 가벼운 유산소·근력 운동은 스트레스 호르몬을 낮추고 두피 혈류를 돕습니다. 가을 외출 시에는 모자 착용으로 자외선과 찬바람 노출을 줄이면 도움이 됩니다.
약물·시술 고려 시점
모발 가늘어짐과 밀도 저하가 뚜렷하거나 가족력이 있고 진행성이 의심되면 전문의와 상의해 국소 미녹시딜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남성형 탈모는 필요 시 먹는 약을 병행하기도 합니다. 지루피부염, 건선, 곰팡이성 염증이 의심되면 관련 치료가 우선이며, 염증이 가라앉아야 탈락도 줄어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휴지기 탈모는 원인 교정과 시간 경과가 핵심이므로, 과도한 시술보다 생활 관리와 염증 조절이 우선입니다.
일상에서 확인할 체크리스트
샴푸 드레인에 모인 양과 빗질 후 빠진 모발을 주 1~2회 사진으로 기록합니다. 아침 베개, 어깨에 떨어진 모발 수를 대략 체크하고, 가르마 너비와 정수리 스캘프 노출을 동일한 조명에서 주간 사진으로 비교합니다. 비듬과 가려움, 따가움, 트러블 발생 부위를 함께 기록하면 원인 파악과 제품 교체에 도움이 됩니다. 이렇게 4~8주 누적 기록을 보면 계절성 변화와 병적 신호를 더 쉽게 구분할 수 있습니다.
가을철 머리카락 빠지는 이유 정리
가을철 탈모 증가는 대개 모발 주기의 계절성 변화와 여름 손상 누적, 가을의 건조함과 일교차가 겹쳐 나타나는 일시적 현상입니다. 두피 청결과 보습, 열 자극 최소화, 영양·수면·스트레스 관리로 대부분 완화할 수 있습니다. 다만 세 달 이상 지속되거나 모발이 급격히 가늘어지고 밀도가 줄면 전문의 평가를 받고, 필요한 경우 치료와 원인 교정을 같이 진행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