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도남동 말고기구이 전문 해맑은말집

제주시 도남동 말고기구이 전문 해맑은말집 썰을 풀어봅니다.

평소 술을 마시러 제주시청쪽을 자주 다니다가 우연한 기회에 그 근처에 있는 도남동에서 술을 마신 적이 있습니다.

제주시청은 사람들도 많고 시끌시끌한 분위기지만 도남동은 조용하니 술마시러가기 딱 좋더군요.

백선횟집, 추자본섬, 윤과장포차, 도남오거리식당 등등 여기저기 다니다보니 그때는 해맑은국수라고 말고기를 전문으로 취급하는 집이 하나 있어서 신기하다 했었습니다.

지나가면서 보면 아저씨 손님들이 항상 많이 있길래 여기 맛집인가보다 싶어서 언제 한 번은 친구랑 둘이서 방문했던 적이 있습니다.

도남동 해맑은말집

말고기는 두어번인가 먹은 적이 있긴 하지만 1인당 3만원인가 그렇게 돈을 내고 알아서 다 차려주면 먹기만 했던터라 직접 구워서먹는 건 좀 낯설더군요.

말구이는 대자랑 소자가 있었는데 둘이 들어가서 소자를 하나 시켰고 잠시 기다리니 말고기랑 기름이 한접시 가득 나왔습니다.

여기 와본 적이 있냐고 하시길래 처음 온 거라고 설명했더니 사장님이 직접 구워주기 시작하셨는데 말기름은 불판닦이로 쓰는 게 아니라 이게 제일 맛있는 부위라며 절대 불판 닦고 버리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말고기는 소고기랑 비슷하게 완전 다 익히지 말고 어느 정도만 익혀서 먹으면 된다고 하셨고 말지방은 가운데에 놓고 흘러나오는 기름으로 고기를 구우면 된다고 하셨습니다.

그렇게 말지방이랑 고기를 구워먹는데 마블링이 거의 없는 부위로 주셨는데도 잡내가 거의 없고 많이 질기지도 않아서 소고기 먹는 것처럼 맛있게 먹을 수 있었습니다.

말고기를 집어서 한 점 먹고 소주도 한 잔 먹고 하니까 술이 술술 들어가더군요.

그때가 2014년쯤이었는데 말구이 가격도 소자 2만5천원으로 저렴했고 소고기랑 느낌도 비슷해서 소고기 먹고 싶을때 여기 와서 말고기 구워먹으면 되겠다 싶었습니다.

깻잎장아찌가 있어서 살짝 느끼할때마다 싸먹기 좋았고 무엇보다 고기를 어느 정도 먹으면 사장님이 서비스로 말국을 뚝배기에 팔팔 끓여서 내어주셨는데 그 말국이 잡내도 없고 진짜 맛있었습니다.

그냥 술안주로 떠먹어도 맛있고 밥 말아먹어도 맛있었는데 2만5천원으로 먹을 수 있는 차림이라 가성비도 좋고 맛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말고기도 맛있었지만 저는 말지방이 더 기억에 남는데 기름을 다 익히고 나면 살짝 대창이랑 비슷한 느낌의 기름들이 남아있고 그 기름은 먹어도 몸에 남지 않고 오히려 좋다고 하셔서 술안주로 맛있게 먹었습니다.

대창이랑 맛도 비슷하니 술안주로 너무 좋더군요.

그렇게 말고기를 한 번 먹어본 뒤로는 나중에 와이프도 데려가서 한 번 구워먹고 육지에서 지인이 놀러왔을때도 한 번 데려가서 구워먹었는데 제주에는 진짜 술안주 할 맛있는 음식들이 너무 많다고 하면서 맨날 술에 쩔어서 살았었습니다.

오랜만에 그 시절 다녔던 술집들 사진들을 보다가 우연히 도남동 해맑은말집 사진도 발견했는데 그때 생각도 나고 너무 좋아서 네이버로 찾아봤더니 가게가 없어진건지 아니면 이사를 간건지 거리뷰에는 정다운포차가 있는 걸로 나왔습니다.

나중에 제주도 놀러가면 친구랑 같이 말구이에 소주 한 잔 하고 싶었는데 다른 가게로 바뀐 것 같아서 좀 아쉬웠습니다.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갔다면 그쪽으로 찾아가고 싶은데 가게 정보가 다시 올라오면 좋겠습니다.

어떨때는 코스로 이것저것 잘 나오는 고기가 땡길때도 있지만 가끔은 조촐하게 식탁에 앉아서 소주를 기울이며 고기만 살짝씩 구워서 먹고 싶은 경우도 있습니다.

돼지고기 말고 소고기처럼 한 점 한 점 구워서 소주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그런 분위기가 땡기기도 하는데 해맑은말집은 비록 한 점 한 점 굽기는 좀 애매하긴 하지만 그래도 가성비 좋고 소주 한 잔씩 하기에 너무 좋은 말고기집이어서 지금까지도 기억에 남는 것 같습니다.

다음에 제주도에 갈 일이 있으면 꼭 다시 방문하고 싶은데 계속 장사를 하고계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