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 내려와서 고등어회, 갈치회까지는 자주 먹어봤는데 삼치회는 취급하는 곳이 거의 없었습니다.
그래서 찾아보니 추자본섬이라는 횟집이 삼치회를 전문으로 한다길래 도남동까지 가서 먹고 왔었습니다.
추자본섬 횟집은 연동에 하나 있고 도남동에 하나 있었는데 지금은 도남점이 없어지고 연동점만 남아있는 것 같더군요.
아무튼 맛있는 회에 소주나 한 잔 먹을 생각으로 도남동까지 부지런히 걸어갔고 친구는 택시를 타고 온다고 해서 저 혼자 들어가서 제일 작은 삼치회 소자를 하나 주문하고 기다렸습니다.
소자는 둘이서 먹기 적당한 양이라고 하셨고 잠시 기다리니 이것저것 밑반찬들이 깔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때는 묵은지에 간장소스에 각종 밑반찬들이랑 문어, 연어, 학꽁치회가 약간씩 나와서 삼치회 나오기 전에 술안주로 이것저것 먹으면서 기다릴 수 있었습니다.
전복죽이랑 전복장도 나왔었는데 친구놈도 때맞춰 도착했길래 기본적으로 깔린 안주에다가 소주를 마시기 시작했습니다.
소주를 한 잔씩 하고 있었더니 잠시 후 삼치회가 한접시 나오고 밥도 같이 나왔는데 김에다가 밥을 올리고 삼치회도 올린 다음에 같이 준 간장소스를 넣어서 먹으면 된다고 먹는 방법까지 설명을 해주셨습니다.
삼치회는 처음 먹는 거라 일단 회에다가 간장 소스만 찍어서 먹어봤는데 입에 넣자마자 사르르 녹는 맛이 정말 좋았습니다.
참치회를 엄청 좋아하는 편인데 삼치회는 참치회보다 더 사르르 녹는 식감이라 부드러운 식감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엄청 맛있게 드실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저도 친구도 이게 무슨 신기한 맛이냐 하면서 계속 소주를 마셨는데 대충 한 25점정도 한접시로 나왔던 것 같고 중간에 해삼내장이 나와서 그때부터는 삼치회를 해삼내장에 푹 찍어서 같이 먹었습니다.
고노와다에 삼치회 조합도 진짜 엄청나더군요.
그렇게 소주를 2병 비우고 3병째 주문했더니 때마침 사장님께서 귀한거라고 하시면서 가오리 간도 같이 내어주셨는데 간 역시나 사르르 녹는 식감에 맛도 아주 진하고 좋았습니다.
이후 게장도 좀 내어주시고 구이에 튀김에 마무리로 매운탕까지 나와서 진짜 맛있게 잘 먹고 나왔습니다.
2014년도에 방문했었고 그때 둘이서 5만원이 나왔는데 지금은 얼마나 하는지 궁금해서 찾아보니 추자본섬 횟집 연동점의 경우 삼치회 소자가 7만원이라고 메뉴판에 나와있었습니다.
추자본섬 횟집 삼치회
2014년도에 친구놈이랑 같이 삼치회를 먹고서 와이프도 같이 데려가고 싶었지만 와이프는 광어나 우럭만 좋아하고 사르르 녹는 식감은 그리 좋아하지 않아서 결국은 같이 가지 못했습니다.
와이프는 참치회도 별로 안 좋아하고 그나마 메카도로만 몇 점 집어먹는 편이니 가자고 할 수가 없었습니다.
결국은 저랑 친구놈만 삼치회를 맛본 셈인데 그 이후로 삼치회를 전문으로 하는 횟집은 한 번도 못 가봤고 아주 가끔 장인어른이 완도에서 삼치회를 보내준 게 있다면서 얼린 삼치회를 썰어주실때나 먹어보는 게 끝이었습니다.
추자본섬에서 먹을땐 가시도 없고 사르르 녹는 식감이 참 좋았었는데 냉동이 아닌 선어로 보관했다가 주셔서 그런건지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제주도에 가게 된다면 꼭 다시 방문하고 싶은 횟집이긴 합니다.
찾아보니 제주도 말고 여수에도 삼치회를 전문으로 판매하는 곳들이 많이 보이던데 회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어디서든 삼치회를 먹을 기회가 있다면 꼭 드셔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특히 참치처럼 사르르 녹는 회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틀림없이 삼치회도 좋아하시게 될 겁니다.
참고로 삼치회는 겨울에 먹어야 맛있다고 하니 다들 맛있는 여행 되시기 바랍니다.